간단 소감
작년(22년) 8월에 부스트캠프 테스트에 통과해서 9월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했는데,
5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벌써 수료를 해버렸습니다...
정신 없이 보낸 시간들 속에 스스로 성장했는지조차 제대로 모르겠습니다 🥲
단순히 컴퓨터와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뛰어든 부캠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괴로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는 것이 원동력이 될 때도 있지만 무기력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처음 부캠 생활을 시작하던 저는 나름 자신감에 차있었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들은 공부하면 되고 남들이 걸어간 길을 나는 빠르게 쫓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ㅋㅋㅋ..
그게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를 깨닫기까지는 채 2주도 걸리지 않았었습니다 ㅋㅋㅋ
정말 부지런히 공부하고 노력해도 다른 사람들과의 격차를 좁히는 건 쉽지 않더라구요.
다른 분들도 열심히 하니까요.
정확히는 열심히 해왔던 사람들이니까 실력이 좋은 것이겠죠.
물론 그것이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실력도 좋고 열정도 가득한 사람들과 함께 팀을 이루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혹시라도 네이버 부스트캠프 생활이 어떤지, 교육은 어떤지, 들을만 한지 궁금한 분들이 이 글을 읽게 되신다면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해요.
AI 교육이 너무 많아서 뭘 들어야 할 지 모르겠다..?!
저는 다른 기관의 교육을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감히 평가를 내릴 순 없지만,
네이버 부스트캠프의 AI 관련 교육 수준이 정말 뛰어나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동료들의 평도 그렇고, 커리큘럼이나 교육 자료, 멘토 및 강의자들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정말로 "AI가 무엇인지 깊게 알아보고 싶다"거나 "AI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다"면 네부캠을 강력 추천합니다.
저도 이제와서야 교육들의 커리큘럼을 보면 대충 어떤 식으로 할 지가 눈에 들어오고 비교가 가능한데요,
AI의 이름을 달고 하는 대부분의 교육들이 사실 AI라고 하기 너무 민망한 수준입니다..
전체 커리큘럼의 딱 10%정도만 관련 교육이 포함되어 있고, 그마저도 간단한 CNN, RNN 정도에 머무르는 경우들이 많더라구요.
처음 접할 때는 저것들도 간단한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더더욱 이런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수학적/인공지능 관련 배경을 공부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은 거의 고려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오히려 전체적인 파이프라인을 다루는 MLOps나 데이터 관련 개발를 양성하는 교육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요약하면, "AI를 찍먹해보려고 한다", 혹은 "AI는 서브스킬로 챙겨가고 메인은 백엔드나 옵스쪽으로 삼고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부적합할 것 같습니다.
비전공자도 할 수 있을까요?
네, 당연히 가능합니다. 그런데 웬만하면 하지 마세요..
사실 전공자인지 아닌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냥 AI에 대해서 잘 아는지 모르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비전공자로 부캠 교육듣는 분들 엄청나게 많으신데, 대신 엄청나게 공부 많이하셨고 실력들도 좋습니다.
애초에 프로젝트 경험, 직무 경험도 다양하고요...
전공자분들 중에는 학부연구생으로 랩실에 계시는 분, 대학원생, 대학원 졸업생 등 다양하게 계십니다.
심지어 학벌도 좋으시고 동아리 활동도 다양하게 하셨던 분들이 적지 않아요.
이게 기를 죽이려고 쓰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뭐 할지도 모르겠고, 대충 AI 요즘 핫하던데 한 번 해보기나 할까? 하는 생각으로 오면 얻는 것이 너무 적을 것 같다는 뜻이에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비전공자분들 중에서도 프로젝트 경험이 전무하거나 수학, 공학적 지식이 부족하셨던 분들은 무진장 애를 먹었어요.
적어도 반년 정도는 AI에 집중해서 공부를 하셨거나 관련 프로젝트 경험 정도는 있어야 커리큘럼 따라가기가 수월할 것 같습니다.
아주 컴팩트하게 요약을 하자면,
'네이버 부스트캠프 AI Tech는 AI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같이 교육을 받으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던 내용입니다.
코딩테스트를 통과하는 것 자체는 아무 문제가 아닐 정도로 뒤에 배우는 내용들이 빡빡하고 따라가기 벅찬 것들이 많아요.
특히 아쉽다고 느낀 것 중 하나도 수료생 대상으로 채용 연계를 해주는 제도가 존재하는데,
이미 준비가 되어있던 분들에게는 너무 좋은 기회이지만 기본기가 하나도 없어 프로젝트 하는 것만 겨우 따라와서 이제 걸음마를 뗀 사람에게는 날려버릴 수밖에 없는 기회라는 거죠..
다른 사람들이 수 년 간 대학에서 쌓아올린 지식들을 반 년도 안되는 시간 동안 다 흡수하고 그 사람들보다 좋은 기업에 취직한다?
정말 말이 안 된다는 걸 인정하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광고들에 휩쓸리지 말고, 배울 것들을 딱 배우겠다는 마인드로 임해야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뭘 배우는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1) 기초 수학, 통계 / 파이썬 / 파이토치
2) 데이터 시각화
3) 각 도메인(CV, NLP, RecSys)별 기초
4) 도메인별 프로젝트
5) Product Serving
정도가 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적을 수는 없어서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공부하는 내용들을 블로그에 작성하지 못했어요 😂
복습하면서 개인적으로 찾아보고 정리했던 내용들은 이후에 하나씩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어쨌든 핵심은 마지막에 하는 파이널 프로젝트입니다.
이전에 진행하는 교육들은 확실히 양이 방대하고 빡빡한데요, 이를 바탕으로 팀원들과 프로젝트를 수행한 뒤, 마지막에는 product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파이널 프로젝트 결과물들을 채용 연계 기업이 직접 확인하게 되고, 또 다들 평소에 관심있던 주제를 각자 프로젝트로 진행할 수 있는 기회라서 가장 중요합니다.
단, 이전에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나 교육은 큰 틀을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특히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전 기수분들의 아이디어를 참고할수도 있는데 다들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는 어려워요.
개인의 역량, 시간 제한, 자원의 부족 등의 이유로 학습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한 도메인이 70-80명 정도로 구성되기 때문에 모두가 똑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같은 내용을 포트폴리오에 담게 되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겠죠?
그래서 이 교육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화된 강점을 만드는 것은 조금 어렵다고 생각하구요,
교육 과정 내 강의들이나 프로젝트를 넘어서는 최신 기술들까지 follow-up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까지 할 능력이 안 되어서 이제 기초를 다시 닦아보려고 합니다 😇)
부캠을 마무리하며..
좋지 않은 이야기들만 늘어 놓은 것 같긴 하지만..
반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것들이 산더미같이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프로젝트 경험 하나도 없던 시절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프로젝트가 뭐죠.. EDA가 뭐죠.. 하면서 개인 공부나 할 줄 알았었는데,
팀원들이랑 함께 조사도 해보고 의견도 나누고 실험도 해보고.. 이제는 혼자서 어느 정도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도 생긴 것은 분명히 성장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지금 시점에는 취업을 목표로 하기엔 아직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잘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CS 기초, 자료구조, 네트워크, 알고리즘, 추가 프로젝트 등등..
공부해야 한다는 내용들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감도 잘 안 오지만 ㅋㅋㅋㅋ
부캠 생활을 돌아보면 가장 좋았던 것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을 만났다는 점이에요.
지금은 편하게 대화도 나누고 이것 저것 같이 할 수 있는 사이지만, 처음엔 정말 너무 많은 도움을 일방적으로 받는 입장이었어서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거든요.
수학 공식하나 붙잡고 쩔쩔매고.. 코드 어떻게 짜는지 몰라서 화면 공유하면 몇십분이고 같이 보면서 도와주고..
친절하면서도 유쾌한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하고 프로젝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게 저한테는 부캠에서 얻은 최고의 성과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팀별로 배정된 멘토님들도 워낙 훌륭하시고 좋은 분들이었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구요.
그간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이제는 혼자서 준비를 잘 해야하는 상황이 되어서 많이 불안하긴 하네요.
그래도 성장할 발판은 열심히 마련한 것 같으니 더 달려봐야겠습니다.
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화이팅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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