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년 간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했던 저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작성합니다.
또한 간간이 제 블로그 글을 보고 자극을 받는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 혹은 취업 후기 등을 찾아보며 제 블로그를 방문하신 취준생 분들을 위해 작성합니다.
1. chanmuzi는 2022-2023에 무엇을 했을까요?
2. 앞으로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3.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AI 기술자,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최근 데이콘에 입사해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얼떨떨한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항상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애써왔고,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돈 받고 일할 실력 따위는 없다고 스스로 판단했던 것이 맞습니다.
이전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들의 시기를 살펴보며 웃음이 나긴 했습니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 지 고민했던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조금만 더 빨리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기도 하더라구요.
제 취준 생활을 시기적으로 쭉 나열하면 대충 이렇습니다.(스압주의 ⚠️)
Phase 1
2022년
1월 : 개발자 직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삼성 전자에 SCSA라는 전형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이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죠.
2월 : 입사를 위한 어학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오픽과 토익을 치렀는데 굉장히 민망한 성적이었습니다 😅
3월 : 인생 첫 자소서를 작성했습니다.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어떤 식으로 작성하는지 물어보고 피드백을 정말 열심히 받았습니다.
그래서 처음 써보는 자소서지만 나름 퀄리티는 좋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4월 : 삼성 GSAT를 준비했습니다 ✍🏻
비전공자로서 유일한 대기업 취업길이라고 믿었고, 그렇기에 올인했습니다.
서류를 제출하자마자 합격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부터 준비했습니다.
그래야 자격이 주어졌을 때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다고 믿었어요.
GSAT에 한해서는 저만큼 열심히 한 사람도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만큼 많은 문제와 모의고사를 풀고 완벽하게 준비했습니다.
5월 : 삼성 전자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GSAT 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로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성격상 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만, 면접 상황에서 요구되는 태도와 내용 구성들은 또다른 문제였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말하는 스킬로만 본다면 정말 뛰어난 편에 속한다고 자부했습니다.
6월 : 삼성에서 주관하는 개발자 교육인 SSAFY를 준비했습니다.
비전공자를 위한 테스트를 통과하고 면접을 준비해서 치르고 왔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둘 다 떨어졌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인공지능에 관심있는 사람이 준비할 필요가 전혀 없는 전형인데, 그땐 몰랐죠..
그당시에는 언어 전공을 강점으로 살릴 수 있는 개발 분야를 생각하다가 음성 인식을 떠올리게 되었고, 관련 기술들을 개발하고 싶다며 들이밀었었는데요, 사실 주로 웹을 가르칠 수밖에 없는 위 전형이나 교육에서는 저를 뽑을 리가 없다는 걸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떨어진 것이 정말 잘 된 일이라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Phase 2
7월 : 네이버 부스트캠프 AI Tech 4기를 준비했습니다 🤖
비전공자로서 항상 코딩 테스트가 없는 전형만 알아봤었어요.
혼자서 뭔가를 낑낑거리면서 공부하다보니 이렇게 간단한 것들도 몇 주에 걸쳐서 배웠거든요.
그래서 삼성의 SCSA, SSAFY가 둘 다 떨어진 시점에서 저는 고작 파이썬의 기초 문법만 알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부스트 캠프는 8월 초에 '코딩테스트 + 인공지능 역량 테스트'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구요.
예전 글들에도 밝히긴 했습니다만, 저는 '인공지능 분야가 분명히 진입 장벽이 높고 어려운 분야가 맞다. 그렇다면, 내가 한 달을 빡세게 준비해서 교육조차 들을 수 없는 수준의 사람이라면, 그냥 시작도 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실 자소서만으로도 패스한 '구름'이라는 기관의 교육은 그냥 듣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벡터라는 것을 6월 말에서 7월 초쯤 처음 접했는데, 그 충격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재밌는 걸 이과 놈들만 하고 있었다고..?'라고 생각했어요 ㅋㅋㅋㅋ
한 달 정도의 시간 동안 아침엔 알고리즘, 낮엔 인공지능, 저녁엔 수학 공부를 했었습니다.
8월 : 네이버 부스트 캠프 AI Tech의 1,2차 코딩 테스트에 합격했습니다.
이때도 열심히 준비했었어요.
당시에 저를 비롯해 네 명 정도의 스터디 멤버가 꾸려졌고, 네 명 모두 합격해서 교육을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전공자, 석사 출신 등의 고수들이었는데, 저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죠.
9월 : 부스트 캠프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
아침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매일 강의를 듣고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처음부터 팀이 배정되었는데 5명으로 구성된 팀원들이 정말 좋았어요.
모르는 것이 많은 저를 배려해주고 많은 도움을 줬기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10월 : 삼성전자 SCSA 전형을 위해 또 GSAT에 응시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알고 있는 건 별로 없었어요.
따라가기 바빴고,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음성인식 분야라는 게 뭔데 도대체 자연어 처리와 괴리가 있다는 것인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아니 아무것도 몰라서 배우려고 들어왔는데, 왜 모든 걸 알고 있어야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더라구요.
가르쳐주는 곳이 아니라, 알고 있는 것을 강화하는 교육 체계였어요.
비전공자도 들을 수 있지만 비전공자를 위한 건 아니었던 것이죠.
(이미 인공지능을 접해봤던 비전공자분들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그런 상황에서 나름의 보험을 들겠다는 생각도 있고, 이전의 실패를 만회해보겠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전에 빡세게 해놨기 때문에 준비할 것은 거의 없었구요.
11월 : 부스트캠프 프로젝트 진행 🧑🤝🧑
빡센 교육 속에서 팀원 들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내용을 온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항상 프로젝트 경험이 없어 이야기 할 것도 없던 저에게 소중한 경험이 생겼죠.
12월 : 삼성전자 SCSA 전형 탈락
이때의 후기도 블로그에 남겨뒀는데 뭔가 좀 아쉽긴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능력과는 별개로 fit이 굉장히 맞지 않는 기업이라는 점이었죠.
심지어 합격하게 되었다면 제가 원치 않는 교육을 들으면서 괴로웠을 것 같고요.
하지만 이것 역시도 당시에 알 수 있던 건 아니니까 슬프긴 했었어요.
(제게 선택권이 없기도 했고요)
2023년
1월 : 부스트 캠프의 파이널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부스트 캠프의 교육 컨텐츠는 UpStage라는 기업이 담당하고 있는데, 뛰어난 팀원들 덕분에 해당 기업과 연계 프로젝트를 할 기회를 얻었어요.
2월 : 부스트 캠프가 끝났습니다 ⌛️
5개월 간의 여정이 끝을 내리고 혼자 공부하는 시기가 찾아 왔습니다.
당시에 깨달은 것은 제가 어딘가에 취업할 수 있는 짬밥이 아니라는 것이었죠.
사실이 그렇습니다...
고작 반 년 깔짝거린 경험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부스트캠프를 수료하면 연계된 기업에 지원할 기회가 있고, 교육 과정 내에 이력서를 작성하도록 하기 때문에 제출해봤지만 당연히도 좋은 결과는 없었습니다.
3-4월 : 개인 공부를 했습니다.
팀 단위로 공부하면서 제가 놓쳤던 부분들, 관심있지만 다루지 못했던 것들 등 엄청나게 공부할 게 많았습니다.
특히나 머신러닝 관련해서는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이 하나도 없었고, 딥러닝 관련해서도 기초가 부실하다는 생각이 많아서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죠.
그래서 혼자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데이콘의 대회에도 참여해보고 그랬습니다.
그러면서도 최신 기술들이나 연구에 대해서 관심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follow-up하고자 했습니다.
Phase 3
5월 : 데이콘에 입사했습니다 🧑🏻💻
정말 솔직히 입사할 줄도 몰랐고 그럴 생각도 없었어요.
어디 지원할 실력이 되지 않았는데, 최근에 친구에게 추천을 받은 기업이 있어서 지원해볼까(데이콘 지원 이전에) 하고 작성했던 이력서를 툭 던졌는데 면접이 잡혔습니다..
이력서도 그렇고 면접도 그렇고 뭘 따로 준비하지도 않았어요.
딱 최소한으로 제가 뭘 했는지 정도만 30분 정도 슥- 보고 말았습니다.
뭐 완벽히 제가 원하는 직군이라고 할 수도 없고, 앞으로도 업무 특성상 원치 않는 것들을 다룰 가능성도 꽤 높지만 그래도 만족스럽습니다.
집에서 혼자 방향성 없이 깔짝깔짝 하는 것보다 확실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그것들이 모두 저의 이력이 되는 상황이니까요.
어쨌든 지금은 제가 IT 관련 직군에서 일을 해야겠다, 라고 결심한 이후 커리어의 첫 시작입니다.
인공지능 분야로 마음 먹고 제대로 준비하기 시작한지는 1년이 조금 못 되는 시기이구요.
그래서 성장에 너무너무 목말라 있습니다.
chanmuzi의 2022-2023 학습 기록
또 제가 지금까지 공부한 것들을 항목별로 조금 구분해서 정리중인데 흔적들이 나쁘지 않더라구요.
인터넷 강의, 서적 등
깃허브(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는데 ㅜㅜ)
읽은 논문 리스트(reference나 부록을 제외한 논문 전체를 읽은 것들을 list-up했습니다)
앞으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는 크게 두 가지를 계획중이에요.
🔥 직장에서 성장하는 나, 집에서 성장하는 나. 🔥
상황에 따라서는 집에서도 일을 해야할 때가 있겠지만요 ㅎㅎ
제가 NLP로 인공 지능을 공부하기 시작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 분야가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LLM이나 이를 활용하는 것들에 관심이 진짜 많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서비스들을 찾아보기도 하고요.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논문을 읽고 내용을 정리한다거나 강의를 듣는 그런 것들도 다 재밌게 느껴져요.
하지만 직장에서는 그런 관심들을 모두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개인적으로 따로 공부를 더 하고 프로젝트를 해볼 생각이에요.
실제로 친구 추천으로 가입한 동아리에서의 활동도 그런 것들을 위주로 할 계획이 있구요.
제가 대학생 시절,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에 친구들에게 항상 하던 말이 있습니다.
"직장인으로 사는 게 힘들어도, 내가 니들보다 훨씬 힘들게 산다.. 우리가 입장을 바꾸면 내가 아니라 너네가 죽어.."
출퇴근도 안 해보고 직장 사람들과의 마찰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서 쉽게 한 이야기일 수 있겠죠.
근데 저는 그때 마음 가짐을 잃고 싶지 않아요.
내가 이제 직장을 얻었고 앞으로도 뭐 일을 한다면 쭉 할 수는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멈춰 서고 싶지가 않아요.
이제 정말 시작일 뿐이고 제 가치를 끊임 없이,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빠르게 높이고 싶습니다.
그 과정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지게 된 것에 감사하고, 그렇게 되기까지 열심히 노력한 저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요 👍🏻
이제서야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조금씩 선명해지고, 이제서야 잘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2년차 직장인이 되었을 때에도 저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보려구요.
제가 비전공자인데 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어떻게 보면 짧고, 어떻게 보면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꽤 많은 분들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느낀 것은, 확신이 없다면 그냥 하지 말자, 입니다.
만약 스스로 열심히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면 그냥 시작하지 마세요.
세상에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널렸고, 심지어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뛰어납니다.
비전공자가 해당 분야에 취업하기 어렵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전공자가 4년 동안 공부해서 얻은 것들을, 단 5-6개월만에 모두 얻을 수 있을까요?
심지어 대학에서 배울 것들을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강사들에게서요?
우리는 욕심을 부리면 안 됩니다.
일반 웹/앱 등을 가르치는 교육 기관이 엄청나게 많아요.
그리고 거길 수료한 사람들 중 어떤 사람들은 네카라쿠배도 가고 삼성도 가고 KT도 가고 국내 좋은 기업들에 다 갈 수 있죠.
근데 그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면 안 된다구요.
그런 사람들은 보면 비전공자여도 애초에 대학교 2학년 때부터 프로그램을 하나는 만들어 봤고, 공모전에 참여해봤고 동아리 활동을 했었던 사람이라니까요?
AI 분야는 어떨까요?
비전공자인데 수학, 통계학, 공학, 컴퓨터 지식.. 다 따라갈 수 있을까요?
아뇨, 진짜 너무너무 힘들어요. 따라가기가.
지금까지 제가 만난 비전공자분들에게 '왜 개발쪽 준비하시게 됐나요?'라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예전부터 수학이 어쩌고 저쩌고.. 알고리즘이 어쩌고 저쩌고.. 이런 말을 합니다.
전공자들도 어렵다는데.. 얄팍하게 접해보고 그런 착각을 하면 안돼요.
우리가 인터넷 검색, 익명 후기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건 달콤한 이야기들밖에 없어요.
그 달콤한 이야기 뒤에 갈아넣은 노력은 보려 하지도 않고, 심지어 알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아요.
잘나가는 유튜버들을 보면 젊은 나이에 열심히 해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죠.
하지만 우리 눈에 노출되는 것은 정말 그 잘나가는 소수의 유튜버들이지, 노력해도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진 99%의 유튜버들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됩니다.
하지만 걸어가고 싶은 길이 정해져 있는 분이시라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스스로를 가꿔 나가시길 바랄게요. 💪🏻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까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몰랐던 저는, 작년 상반기 대기업에 취업해보겠다고 날려버린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했던 것들을 써먹지 못해 아쉬운 것보다, 커리어를 바꾸고 싶으면서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준비했던 것이 더 아쉬워요.
반 년이면 저를 충분히 성장시킬 수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니까 할 수 있을지 못 할지를 고민하지 마시고, 뭘 해야 남들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지, 꾸준히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많이 고민하시길 추천드려요.
제가 뭐 대단한 걸 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조금은 늦은 나이에 첫 취업을 하면서 스스로 아쉽다고 느낀 것들이 많기 때문에 남기는 글입니다.
🔥🔥🔥 취준생 화이팅!!! 특히 비전공자들은 더 화이팅!!! 🔥🔥🔥
저는 오지랖도 조금 넓어서, 제 경험이나 생각을 공유하거나 다른 분들과 교환하는 걸 좋아해요.
혹시라도 소통을 원하시거나 궁금한 게 있으신 분들은 댓글 혹은 메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
(메일을 보내고 싶으시면 chanmuzi@naver.com 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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